대도자원 구대원 회장이 재활용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도자원은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재활용전문업체다.

'재활용' 가치 내다보고 28년 전 고물상서 시작 연매출 400억 원 업체로

연구실같이 깨끗한 회사투명 돈거래로 신뢰 쌓아中서 기술 배우러 오기도

■화이트 칼라 대신 고물상으로

구 회장도 젊은 시절 번듯한 사무실에 넥타이를 메고 출근하고 싶었다. 상경해 이런저런 일자리도 알아봤다. 고도성장기라 일할 자리는 많았다. 하지만 젊은 구 회장의 머리에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이 일은 언제까지 갈 수 있을까?'

지금보다는 훨씬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명확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구 회장은 지금으로 말하면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생각했다. 그가 재활용업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구 회장은 "경제가 발전할수록 재활용 시장은 더 커질 것 같았다"며 "사람이 살아가는 한 쓰레기는 나올 것이고 재활용업체는 더 필요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하지만 멀쩡한 일자리를 두고 '고물상' 취급을 받던 재활용전문업을 한다는 아들을 선뜻 받아줄 부모는 없었다. 엄청나게 반대를 했지만 그는 '고물상'이 아니라 '자원재활용전문업'임을 수 십차례 강조했다. 그의 말대로 그는 단순 고물상에 그치지 않았다.

지금은 일반 생활폐기물에서 벗어나 산업폐기물까지 처리할 수 있는 업체가 됐다. 매번 사업을 확대할 때마다 주변 업계에서는 늘 만류했다. 그냥 고물을 모아 팔면 되지 않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흔들림없이 공격적인 투자를 했고 덕분에 '국내 NO.1'의 자리를 꿰차고 있다. 한 달에 처리하는 폐기물만 무려 1만 2000t. 최근에는 신재생에너지의 열원도 제공하고 있다.

■재활용업체는 깨끗해야 한다

시대에 따라 재료의 출처는 달라진다. 그 변화에 따라가며 원재료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원재료의 질에 따라 재생되는 제품의 질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리어카에 폐지를 실어오는 것이 가장 많았다면 최근에는 택배 박스 등이 많은 아파트 단지 등이 주요 거래처다.

구 회장은 원칙이 있다. 바로 재활용업체가 더러우면 안 된다는 점이다. 마치 연구실 같은 분위기여야 거래처가 신뢰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거래처와 첫 만남의 가능한 회사에서 하도록 한다. 잘 관리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다. 1년에 몇 번씩 도쿄, 나고야 등에 있는 일본 업체를 방문하기도 한다. 구 회장은 "재활용업에서는 일본이 세계적으로 강세인데 직접 가서 관리 기법을 배우고 있다"며 "3~4년 전부터 이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이제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되려 중국 쪽 업체들이 대도자원을 방문을 요청하고 있다.

어음거래 역시 하지 않는다. 구 회장은 "1986년과 1988년 두 차례 부도를 맞았을 때 직원들 월급을 못 주니 참 죽겠더라"며 "우리랑 거래하는 업체도 마찬가지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유는 또 있다. 한 번 잃은 신뢰는 다시 쌓기 어렵기 때문이란다. 재료도 돈 거래도 깨끗해야한다는 게 '룰'이다.

■물 뿌리기를 막아라

대도자원은 2002년부터 본격적인 수출을 시작했다. 주요 대상국은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 이 지역들은 경제가 발전하며 재활용 제지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바로 한국 제품의 품질이다. 구 회장은 "한국은 관행적으로 종이에 물을 뿌려서 중량을 늘려왔다"며 "이는 종이 품질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행위"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세계에서 대도자원이 인정받기 위해서는 이 관행을 끊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폐지 제공업체였다. 물을 뿌리지 않으면 그만큼 중량이 줄게 되니 폐지 제공업체에서 '손해를 본다'라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구 회장은 업체들을 방문해 지속적인 계약 관계를 약속하며 관행을 끊고자 노력 중이다. 구 회장은 "재활용업이 한층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가장 필요한 일"이라며 "전국의 대다수가 물을 뿌리는 데 부산에서 이러한 관행을 끊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